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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보다 더 힘든 말, “괜찮은 척”

경기침체 속 자영업자들의 고된 일상… 웃음 뒤에 숨은 생존의 현실

최원태 기자 | 기사입력 2025/10/27 [07:49]

“힘들다”보다 더 힘든 말, “괜찮은 척”

경기침체 속 자영업자들의 고된 일상… 웃음 뒤에 숨은 생존의 현실

최원태 기자 | 입력 : 2025/10/27 [07:49]

[시사코리아뉴그]최원태기자=요즘 “경기가 좋다”는 말을 듣기 어렵다. 시장을 가도, 식당을 가도, 동네 상가를 돌아봐도 모두가 입을 모아 “요즘 정말 어렵다”고 한다. 손님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어느새 인사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정작 더 가슴 아픈 건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힘들지 않은 척”하는 사람들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요즘은 밥보다 한숨이 먼저 나온다”고 했다. 점심시간이 되어도 손님이 예전의 절반도 되지 않고, 재료값은 매주 오르는데 음식값은 올리기가 겁난다고 했다. “그래도 손님 앞에서는 웃어야 하잖아요.” 그 말에는 단순한 영업 미소가 아니라, 살아내기 위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처럼 요즘 자영업자들의 현실은 말 그대로 ‘버티기의 연속’이다. 새벽에 재래시장에 나가 재료를 사고, 오전 내내 준비해 점심 장사를 하지만 남는 게 거의 없다. 저녁엔 하루 매출을 계산하며 한숨을 쉰다. 그래도 다음 날 문을 열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올까’ 하는 두려움이 자리한다.

 

더 큰 문제는 ‘체념의 일상화’다. 모두가 힘드니, 누가 힘들다고 말해도 위로보다 “다 그렇지 뭐”라는 말이 먼저 돌아온다. 서로가 서로의 고통에 익숙해지고, 공감이 사라진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괜찮아요”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생존의 표현이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두 번 상처를 받는다. 한 번은 경제적 현실에서, 또 한 번은 사회적 무관심에서다. 경기가 어렵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그 어려움이 개인의 얼굴과 삶으로 다가왔을 때는 외면하게 된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버텨도, 골목식당은 하루하루가 위기다.

 

지역 상권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도 흔들린다. 골목의 불빛이 꺼지는 건 단순히 식당 몇 곳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온기가 사라지는 일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 상권은 침체되고, 침체된 상권은 다시 사람들을 떠나게 만든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힘들다”는 말은 더는 하소연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향한 구조 신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괜찮은 척’하며 버틴다. 손님이 없어도, 매출이 줄어도, 가게 문을 열며 늘 “어서 오세요”라고 밝게 인사한다. 웃는 얼굴 뒤에는 고된 하루가 있지만, 그것마저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힘들다고 말하면 더 힘들어질까 봐”라는 생각에,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워진다.

 

이제는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경기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넘기기엔, 이미 자영업자들의 체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행정의 수치는 지원 건수를 말하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여전히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진짜 필요한 건 거창한 대책보다 ‘공감과 관심’의 회복이다. 지역 주민이 골목식당을 찾아주는 작은 소비,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대화, 그것이 자영업자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요즘 괜찮으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힘들다”는 말을 꺼낼 용기를 줄 수도 있다.

 

힘들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솔직한 용기이며, 다시 일어서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괜찮은 척’하며 살아왔다. 이제는 서로의 ‘괜찮은 척’을 알아보고, 그 속의 외로움과 눈물을 따뜻하게 감싸줄 때다.

 

경기가 어렵다고, 세상이 각박하다고 탓하기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일이다. 그것이 무너져가는 마음을 다시 세우고, 지역을 살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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