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창원대도호부’의 중심,백태현/ 창원 의창구 경남도의원(국민의힘·창원2
창원시 의창구는 오늘날 행정구역상 ‘구(區)’에 불과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땅이 품고 있는 시간의 깊이를 들여다보면 의창구는 한 도시의 중심을 넘어 조선시대 국가 전략의 요충지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조선시대 창원은 ‘창원대도호부(昌原大都護府)’로 불렸다. 당시 ‘대도호부’는 창원을 비롯해 안동(영남 내륙), 강릉(동해안), 영흥(함경도, 동해 북부), 영변(함경도, 북방) 등 5곳이었다. 창원대도호부는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남해안 방어를 위해 행정과 군사를 함께 책임졌던,
국가가 특별히 중시한 거점이었다. 그 중심, 즉 관아와 동헌, 객사가 자리했던 행정 중심지가 바로 지금의 창원시 의창동 일대이다.
의창구 곳곳에 남아 있는 창원읍성의 흔적과 지명들은 이 사실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다. 의창구는 ‘창원의 한 구’가 아니라 수백 년 전 경상우도의 동남부를 지휘하던 중심지였던 셈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의창동을 비롯한 의창구민들에게 충분한 자긍심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새로운 것만을 발전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러나 도시의 품격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랜 시간 축적된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가에서 나온다. 의창구는 이미 그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 소중한 역사 자원이 두루뭉술한 정보로만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창원대도호부의 중심지’라는 정체성은 몇몇 교과서나 학술 자료 속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이를 현재와 연결해야 할 시점이다.
경남도가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하다. 첫째, 창원대도호부와 창원읍성 관련 유적을 그저 그런 자원으로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체계적인 역사 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산발적인 표지판으로는 안 된다. 지정학적으로 경상우도의 중심일 수밖에 없었던 스토리와 역사 동선을 만들어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입체적인 콘텐츠를 제시해야 한다.
둘째, 교육과 연계한 활용이 중요하다. 의창구가 조선시대 행정·군사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은 지역 학생들에게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훌륭한 소재가 된다. 경남도 차원에서 지역사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형 콘텐츠를 적극 지원한다면, 의창구의 역사는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이다.
셋째, 도시 브랜드 전략에도 이 역사적 자산을 반영해야 한다. 창원은 산업도시로만 기억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여러 이야기를 품고 있다. ‘창원대도호부의 중심’이라는 서사는 현재 K-방산의 중심인 경남과 창원 전체의 도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산이다.
창원대도호부의 중심이었던 의창구. 비록 근대 개발의 여파에 비껴나 수십 년 웅크리고 있었지만 ‘대도호부’의 웅장한 이름이 오늘을 사는 구민들의 자부심으로 살아 숨 쉬기를 기대한다. 경남도 또한 그 역사적 무게에 걸맞은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지역이 스스로의 뿌리를 정확히 인식하고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역사적 중심지였던 의창구의 정체성이 분명해질수록 도시 정책 역시 보다 입체적이고 지속가능한 선택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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